단통법 폐지가 정말 통신비를 내려줄까?

단통법이 폐지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인터넷에서 유명한 짤빵이 떠올랐다. 인터넷에서는 하나의 유머로서 소비되고 있는 짤빵은 책통법과 연결 지어서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다. 이미 거의 확정된 정책과 여론에 대해서 약간은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시사매거진 2580 제916회 〈기다리면 싸집니까?〉 2014년 

단통법 이후 통신사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어떠했는가?

현실이 되고있는 망 사용료 이슈 – 슈카월드 (링크)

오피셜) 단통법 개정 확정!! 희대의 악법 폐지 이후의 미래와 효과 예측해보기 – 잇섭 (링크)

여기서 슈카월드는 2019년, 2020년, 2021년 영업이익 추이를 그리며 상승하는 걸 보여주며, 잇섭은 2021년, 2022년, 2023년 영업이익을 가지고 와 3년 연속 4조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 그래도 두분다 사랑합니다!

일단 두 대형 유튜버에서 통신사 영업이익을 소재로 이야기를 한 내용이 있다.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다거나, 아니면 영업이익이 매년 많이 남는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2019년-2021년 영업이익은 엄청난 상승세였으며, 통합해서 4조라는 액수는 어마어마한 큰돈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단통법 이전까지 해서 통신 3사의 영업이익 그래프를 만들어 보았다.

통신 3사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2007-2023

단통법 이야기는 뉴스 검색에서 2013년 10월쯤에 보이기 시작했고, 이 법은 2014년 10월부터 적용되었다. 2014년 실적이 단통법 시행 직전인 상황을 생각한다면, 사실 이 법 이전의 영업이익과 이 법 이후의 영업이익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영업이익률은 2012년부터 생각한다면 약간이나마 증가세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SK텔레콤이나 KT는 실적이 내리막길이었다고 볼 수 있으며 그나마 늘어난 것은 LG유플러스의 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1인당 GDP 비교, 그리고 주가

2007년 1인당 GDP가 24,080달러였으며, 2023년은 33,150달러로 37% 늘어났다. (출처: IMF) 만약 이러한 상황에 영업이익이 횡보한다면 그렇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개별 기업의 주가는 어떠했을까? 사실 KT를 빼고 본다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SK텔레콤

아래쪽 차트를 보면 2012년도 6월까지 하락세였으며 그 이후 주가는 상당히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그 이후의 상승은 본업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하이닉스 지분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KT

특별한 자회사가 있지 않은 KT의 경우 주가가 매우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실적이 개선되고 AI이나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이야기 덕분인지 상승하는 걸로 보이나, 2010년 이전에 사신 분들은 여전히 물려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

위에서 영업이익이 유일하게 늘어난 기업인 만큼 전체적으로 주가 자체는 우상향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영업이익은 늘어났는데 최근 주가는 하락하는 모습이 보인다.

도코모와 버라이즌과의 비교

3사 통합해서 영업이익률이 7% 정도 나온다. 거의 이 비율은 꾸준한데, 타국의 상황이 궁금해서 일본과 미국 통신사의 실적을 두 개 가지고 왔다.

NTT도코모 실적 (출처)

2022년 03월 31일 총매출 4713808 영업 이익 972081 영업이익률 20.6%
2020년 03월 31일 총매출 4651290 영업 이익 854650 영업이익률 18.4%
2019년 03월 31일 총매출 4840849 영업 이익 1013645 영업이익률 20.9%
2018년 03월 31일 총매출 4762269 영업 이익 1131216 영업이익률 23.8%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 (출처)

2023년 12월 31일 총매출 133974 영업 이익 28718 영업이익률 21.4%
2022년 12월 31일 총매출 136835 영업 이익 31441 영업이익률 23.0%
2021년 12월 31일 총매출 133613 영업 이익 34286 영업이익률 25.7%
2020년 12월 31일 총매출 128292 영업 이익 31389 영업이익률 24.5%

통신업 말고 다른 사업을 크게 하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통신업만 한다고 생각하고 보면 영업이익률 자체가 한국과 많이 차이 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에서 보여주는 실적이 잘못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해외의 통신사는 저 정도의 영업이익률이 나는 상황이다.

결론은,

한국에서 통신사업 보고 통신사 주식 사지 마세요!

농담이다.

단통법 폐지가 된다면 어떻게 변할까?

생각보다 우리나라 통신사는 수익을 그간 많이 올리지 못했다. 소득이 많이 증가하는 국가인데 영업이익이 횡보했으니 사실상 하락한거나 다름없는 상황. 그리고 해외의 통신사와 비교해도 순이익이 높은 사업이 되진 않는다. 결국 단통법이 사라진다고 한들 버는 돈이 그렇게 많은 상황은 아닌 것을 고려하면 보조금은 여기서 더 크게 늘려서 무언가 할 여력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든다.

일정하게 지급되는 보조금이 사라진다면? 결국엔 정보가 빠르고 가격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보조금이 더 많이 지급될 것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인터넷에 글을 활발히 글을 쓰거나 의견표출을 하는 사람들은 실질적인 요금감소나 휴대폰 구입비용 하락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단통법은 좋지 않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이 든다. 보조금 지급 액수를 늘리는 건 한계가 있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를 위한 단통법 폐지인가라는 질문이 떠오르는데 이 질문의 답이 그다지 긍정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싸게 살 수 있겠지만, 그런 정보를 가질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이제 앞으로 비싼 휴대폰 요금이나 구입비를 내면서 사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앞으로 주변 어르신분들 요금제를 확인해야 하는 습관이 필요한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애매하게 취약한 어디에서는 더 비싼 통신비와 더 비싼 휴대폰 값을 지불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p.s 통신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지 않고 영업이익률도 낮게 유지됐다는 측면에서, 사실 단통법은 성공적인 정책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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