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세상은 통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최근 한국은행에서 한 보고서가 발표됬다. 미혼율에 관련된 자료만 인용된 기사가 있고 제목과 통계가 극적이어서 인터넷 사이트 어느 곳에서 이슈가 되었다. 그 기사의 제목은 아래와 같다.

똑똑한 여성일수록 나 혼자 산다?…고학력 女미혼율 ‘껑충’

서울신문 / 최재헌

기사에 세 번째 차트는 학력에 따른 미혼의 영향이 여성이 더 크게 보이게 그려져 있다. 한편으로는 이슈가 되는데 좀 더 도움이 된 것으로 보였다.

남성의 저학력에 비해 여성의 고학력이 미혼 비중에 훨씬 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한국은행 자료의 나머지 차트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작아 보였다.

아래는 위와 동일한 것을 그린 차트와 연령별로 나누었을 때 학력별 미혼 비중 차트이다. 저학력 고학력의 미혼 영향은 남성에 더 강하게 나오는데 왜 정작 위의 차트는 여성이 더 강하게 되었을까?

보고서 내용 보기

[제2024-1호]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한국은행 / 정선영, 한지우

두 번째 차트에 저학력 남성 여성 수치는 적혀있고 고학력 남성 여성은 없어서 값을 추측한 뒤 비교를 해보았다.

고학력 남성저학력 남성차이고학력 여성저학력 여성차이
30대초6563-25750-7
30대후3443+93324-8
40대초1830+121917-2
40대후1321+8118-3
50대초714+794-5
평균27.434.2+6.825.820.6-5.2

단순히 나이별 차이를 내서 연령별 미혼 차이를 비교하면 남성이 6.8% 정도고 여성은 5.2%가 차이 난다.

인구와 진학률을 고려하면?

하지만 자료에서는 남성은 3.5%, 여성은 무려 12.2%나 차이 났다. 그래서 인구구조와 대학 진학률 자료를 참고해서 그 변화만으로 값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모델을 만들어 보았다. 정확히는, 고학력과 저학력의 혼인율 차이가 없을 때 차트가 어떻게 그려지는지 만들기 위해 몇가지 추가 자료를 정리했다.

평균 미혼율 (단순 평균 값)인구대학 진학률
30대초58.7533969.54
30대후33.531765.1
40대초2140451.92
40대후13.2538736.24
50대초8.545023.42

행정안전부,「주민등록인구현황」, 2023.12, 2024.01.18, 행정구역(읍면동)별/5세별 주민등록인구(2011년~)

통계청

대학진학률

e-나라지표

평균 미혼율은, 위에서 구한값의 연령별 평균을 넣었으며, 인구와 대학 진학률은 실제 자료를 참고해서 값을 만들었다. 그리고 결과는 아래와 같다. 그런 뒤, 미혼율을 다시 뽑아보았다.

아래는 단순 평균 미혼율, 인구 구조를 고려한 미혼율, 학력별 미혼율, 인구구조까지 고려한 학력별 미혼율 차트다.

평균 미혼율의 단순 평균값은 27.0%이다. 인구를 고려하면 25.3%이다. 학력만 고려할 경우 미혼율은 고학력 32.6%, 저학력 21.5%로 나온다. 마지막으로 인구까지 고려할 경우 고학력은 31.1% 저학력은 20.1%로 나온다.

하지만 위의 결과는 고학력이든 저학력이든 같은 평균 미혼율을 사용했을 때 계산해서 나온 결과이다. 결과는 다르지만. 같은 연령별로 비교할 땐 차이가 없다.

이 이유는 아래와 같다.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는 통계 결과에서 미혼율을 낮추는 영향이 있다. 즉 나이 든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인구가 많고 결혼을 많이 해서 그것의 영향이 크다.

젊을수록 높아지는 대학 진학률은, 학력에 따른 미혼율의 차이가 없다고 해도, 저학력의 미혼율이 낮게 계산되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들에게 학력에 따른 결혼의 영향이 더 크더라도 높은 남성 저학력의 미혼율을 올려서 그 영향을 줄인다. 그리고 낮은 고학력 여성의 미혼율을 높여서 그 영향이 큰 것처럼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딴 생각

보고서에서는 저학력 여성의 미혼율이 높고 고학력의 미혼율이 낮은 이유를 여성의 선택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이 해석은 이 자료에서 증명된 것은 아니다. 그냥 결혼 정도를 나타낼 뿐이다. 여기 자료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소득별 미혼율에서 여성 또한 남자와 같이 소득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비자발적인 요소로 여성들이 결혼을 못 하는 경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은 선택’이 아닌가 싶다. 참고로 분석이라 하지 않고 ‘선택’이라고 한 이유는, 저 보고서 내에서 인용되거나 나열되어 있는 통계자료에서 증명된 바 없는 해석을 했기 때문이다. 고학력 여성을 남자들이 기피해도 똑같은 현상이 나올 것이다. 과연 저 자료에서 그것이 증명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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